최근에야 확실히 알게 되었다.
가끔씩 이명처럼 들려오는 살해욕과 자기혐오
화해할 수가 없는 과거의 부정
그 원인을 직시하는것은 고통스러웠다.
그랬다.
나는 인간이라는 종족을 싫어하고 있다오만과 나태와 탐욕과 분노와 음란으로 가득한 나라는 인간의 성정, 그리고 자연히 모든이에게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천박한 군상 하나하나를 나는 증오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간적 나르시시즘과 종족의 우상이라는 지적 한계 때문에 나는 인간이란 종족에의 혐오를 구체화 할수 없다. 그래서 나는 내가 싫어하는 세계로부터 끊임없는 도피행을 펼쳐왔던 것이다.
하지만 도피행은 영원히 계속될 수 없는 것임이 확실하고, 나는 자살이라는 통로를 스스로 봉쇄했다. 물론 한시적인 봉쇄였지만, 어쨌거나 그 약속은 한동안 유효할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다른 해결방식으로 도피행을 종결해야 한다.
나는 도피행의 기간동안 나 자신에게 끊임없는 가학과 피학으로 쾌감을 얻으며 생명을 연장해온 무가치한 존재였다. 자신의 종족을 증오하는 개체는 유전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다. 군체로부터 절대 완전독립할수 없는 개체의 종족혐오는 자기혐오로 이어질 뿐이며, 그것은 스스로의 몰가치함을 더욱 증가시킬 뿐이다. 나는 아직도 나의 가치를 증명하고자 하는 욕구를 남겨두었고, 이제는 그때를 준비해야한다.
이제 그동안 스스로에게 지은 죄를 고해하고자 한다. 고해는 죄사함을 받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고해하는 동안 자신이 지은 죄를 명확히함을 통해 다시 죄짓지 아니함을 위한 것이다. 이제부터의 일련의 고해는 진정한 자신으로의 부활에의 선결조건인 죽음을 앞둔 이의 유언장과 같은 기분으로 이어갈 작정이다.
일련의 글들이 과거에의 미화 없는 담담한 서술이 될수 있기를 희망하며 서문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