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놈의 한일전
확실한 건, 한국과 일본은 기술이라던가 전략적인 여러가지 부분에서 소위 말하는 '아시아 축구' 의 레벨을 이미 넘어섰다는 것이다. 확실히 듀어든이 얘기한 것처럼 앞으로도 한일 양국은 좋은 라이벌 관계로서 서로의 발전을 도울 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경기의 수준과는 별개로 심판의 판정만은 아시아 축구의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심판이 지배하는 무법지대 AFC
연장전 PK상황은 반칙이라고 하더라도 명백히 패널티 에어리어 바깥의 상황이었으며, 심지어 호소가이의 리바운드골 상황역시도 혼다의 킥시도 이전에 박스안으로 쇄도해 들어온 반칙 (PK를 다시 차도록 해야할) 상황이었다.
물론 그에 앞서서 전반전 박지성이 얻어낸 PK 역시, 일본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한 반칙이었을 것이다. 
결국 한골싸움 분위기인 빅매치에서 PK는 경기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영향력을 지닌다는걸 감안하면 심판의 PK남발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또한 PK가 아니라 여러가지 반칙상황에서도 조금은 이해할수 없는 콜이 있었고(양팀모두)

논란이 많은 승부차기 상황은, 1번 구자철은 결과론적으로 실패였지만, 기성용을 제외하면 1번에 가장 어울리는 선수였다고 개인적으론 생각한다. (플랜에 따르면 기성용은 5번을 맡았다) 결국 1번이 꼬여버리자 2번 이용래는 괜찮은 키커임에도 불구하고 실패해버렸고, 3번 홍정호는 아무래도 좀 납득하기 힘들긴 하지만;;; 아무리 승부차기에서 경험의 가치가 중요하다곤 하지만, 박지성 이영표 차두리가 나와서 실축했다면, 경험부족이 아니라, 노장들이 킥능력이 좋지 않은데도 지나치게 신뢰했다며 까였겠지.. 참고로 최근 월드컵에서 PK성공률의 경우, 노장들보다 젊은선수들의 성공률이 훨씬 높았다는 통계가 있다 아무튼 행운과 결과론의 승부차기 얘기보다는 이전의 120분, 그리고 경기 이전의 상황을 복기해볼 필요가 있는게 아닌가 싶다.

뭐 일본여행으로 바레인전과 호주전은 시청하지 못했지만, 나머지 3경기에서 조광래 축구가 보여준 모습은 굉장히 일관된 모습이었다. 좋은쪽으로든, 아니든 말이다. 소위 말하는 만화축구라는 비판은 결국 아시안컵 결승진출에 실패한 지금 역시 유효하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대표팀 최전방에서는 유기적인 패스플레이를 받아서 방점을 찍어줄만한 공격수의 부재가 너무도 컸다. 물론 박주영이라는 대표팀 부동의 간판 공격수가 빠지긴 했지만, 박주영역시 전방에서 득점력이 좋은 스타일의 선수는 아니다. 무엇보다도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 인도전에서 한국이 한골만 더 성공시켰다면, 아마 지금 우즈벡을 누르고 결승에 올랐을거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인도전에서 보였던 한국 공격진의 킬러부재는, 이란전 일본전에서까지 이어지면서 팀을 탈락시킨 셈이다. 따지고보면 이란전 역시 유효슈팅은 적은 상태에서 윤빛가람의 중거리가 득점으로 이어졌고, 일본전의 두골역시 시발점은 세트피스였다. 토너먼트 두경기에서 우리의 3골중 공격수 혹은 전방미드필더에 의한 득점은 제로. 

미드필더진의 경우 이청용정도를 제외하면 대회 내내 빛나는 선전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러한 활약 속에는 결국 얇은 스쿼드라는 문제가 감춰져있었는데, 대회내내대표팀의 중앙미드필더는 구자철, 기성용, 이용래, 윤빛가람 4명뿐이었고 이중 3명이 주전으로 모든 경기를 뛰었다. 결국 마지막에 와서 이용래는 방전되어 버렸고, 구자철은 날카로움을 잃었다. 부상으로 빠진 김정우의 부재가 아쉬운 대목.. 어쨌거나 중앙미드필더 백업을 한명정도는 더 데려가는게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든다. 
특히 일본전의 경우 양풀백 차두리와 이영표가 활발하게 오버래핑을 올라가다가 뒷공간을 공략당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는데, 이부분은 홍정호선수의 투입이후 안정되었다. 미드필더진에서 이용래를 대신해 기성용의 수비부담을 덜어줄수 있는 선수가 아쉬웠던 대목. 

그나저나 홍정호 투입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홍정호를 투입하면서 조광래감독이 생각한건 바르샤식(혹은 스페인)의 2-3-2-3이었던걸로 보이는데(홍정호가 부스케츠의 역할을 맡아서 중앙수비와 백쓰리를 형성하고, 양풀백은 수비의 부담을 줄이는, 공격전의 경우 고정된 원톱을 빼고, 전방 선수들의 압박으로 포제션을 점유하며 스위칭을 활발히 사용하는 false9 전술) 이 장면에서 개인적으로는 실소를 금할수가 없었다. 지동원 교체 이후 최전방으로 올라간 구자철은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했고, 이청용역시 번득이지 못한채 교체아웃, 교체되어온 손흥민 역시 측면으로 빠질때마다 연계에 문제점을 드러내고 말았다. 오로지 박지성만이 전방에서 역할을 다했을뿐....;;; 한국의 선수자원으로는 무리한 플레이를 요구한 셈이다. 
또한 지고있을때의 교체도 아쉬웠다. 결과론적으로 김신욱은 골에 간접적으로 관여하며 좋은 교체가 되었지만, 1-2로 끌려가는 팀에서 가장 득점력이 좋은 9번은 여전히 벤치를 달구고 있었다는건 아무래도 유감이다. 특히 대량득점이 필요했던 인도전에서조차 유병수가 선택받지 못했다는것은, 조광래 감독이 정말이지 클래식한 9번스타일을 혐오하는구나.. 라고밖에는 생각할수 없는 대목.
전체적으로 조광래호는 플랜 B가 없는 모습이었고, 이게 이번 선수단 구성의 한계인지, 감독자체의 문제인지는 조금더 판단해봐야할 대목.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이란전때부터, 언론의 조광래 찬양분위기는 좀 불만이었다. 이란전때 윤빛가람 교체 투입타이밍때부터 느낀거지만, 아무래도 조광래 감독은 새가슴이 아닌가 싶다. 아무리 토너먼트라지만, 리스크 없이 얻을수 있는 열매는 없다. 지나친 안전주의적 교체는 결국 한국에게 독으로 작용하고 말았다.

일본의 얘기를 하자면, 역시 이용래와 기성용의 수비력부족으로 어느정도의 공간에서 자유로움을 지닌 혼다는 돋보이는 모습이었다. 전방에서 공을 받고 좌우측의 카가와와 오카자키에게 벌려주는 패턴에 우리수비는 빈공간을 드러내면서 당황하는 모습. 중앙의 엔도와 하세베 역시 경기내내 훌륭했고, 양풀백 나가토모와 우치다의 활발한 공격가담역시 위협적이었다. 특히나 나가토모는 역시 빅리거의 위엄을 보여주는 어시스트로 그 진가를 보여주었다. 일본의 중앙수비진은 자국언론의 우려대로 실수를 연발했는데, 이를 더 공략하지 못한것은 역시 우리쪽의 공격력 부족이라고 밖에 할수 없다. 

아무튼 우리 선수들 모두,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2-2까지 가느라 고생들 했다. 이제 남은건 3,4 위전. 선수들이 잘해서 남은 경기,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바랄뿐이다. 


P.S - 기성용에 대한 비판은 당연하다. 선수이기 전에 인간이라는 변명은 좀 심하게 말해서, 발로텔리도 인간이다.. 라는식으로 치환할수 있다. 
P.S 2 - 한일전으로 센츄리 클럽에 가입한 박지성선수. 그동안 한국축구를 위해 정말 수고했고, 고맙다. 다음경기 이기고, 은퇴하더라도 2014년 월드컵때 쿨하게 다시 돌아와주길..
by Goldmund | 2011/01/26 19:37 | 트랙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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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Minimal Life at 2011/01/27 01:14

제목 : 킬러 본능은 '사냥'할 수 있는 어른에게나 있는 능력
관심밖의 외톨이보다 고통스러운 사람은 관심이 집중된 외톨이다. 집중된 관심에 갇혀버린 외톨이는 그 중압감을 조금이라도 덜어내기 위해 무진 노력을 한다. 하지만 중압감을 덜어내려는 그 어떤 노력도 소용없다. 털끝만큼의 실수에도 억수처럼 쏟아져내리는 비난에는 아무런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위장한다. 수많은 눈을 피할 수 없다면 '속여버리는 것'이다. 열심히 뛸 수 없지만, 뚫을 수 없지만, 잘 할 수 없지만, 그런 호소가 통하지 않는......more

Commented by 김새벽 at 2011/01/27 11:41
어제부터 한일전 후기를 보고 있는데, 사실 누가 누구인지도 몰라서 보기 바빠서 뭐라 할 순 없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일본은 발 빠른 축구를 하고, 확실히 예전과 좀 다른 느낌이 컸어요. 경기 질적인 부분에서도 '볼'만 했고요. 기성용 세레머니는 직접 못 봤지만 좀 지나친 부분이 있더라도 저쪽의 응원행태도 볼만했기 때문에 '감정적'인 부분에서는 옹호하는 입장이예요.
Commented by Goldmund at 2011/01/27 17:54
아무래도 우리선수들이 체력적 부담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어서 활동량이나 경기속도에서 무딘 부분이 있었고, 전술적으로도 움츠리는 형태를 사용했죠. 그래서 일본 선수들이 더 돋보이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기성용 세레모니를 보면서 드는 의문점이...
사실 우리가 일본인=원숭이 드립을 치는데, 서양애들한테는 한국인이건 일본인이건 별 차이가 없거든요. 실제 셀틱에서 기성용역시 원숭이로 비하되는 인종차별을 겪었고요.

일본인들중 일부의 혐한 기류는 언제나 있어왔던 것인데, 거기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한 일을 이해는 하지만, 축구선수의 행동으로 그다지 보기 좋은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fulton at 2011/01/27 16:40
반박1. 유병수는 지난번 한일전에도 기대에 못미쳤고 데뷔전이라고 쉴드를 받음. 클래식 원톱이라면 최소한 상대의 수비를 몰고 다니면서 공간을 창출해주거나 볼을 점유할 때는 슈팅으로 이어지는 능력을 보여야 하는데 유병수는 에이매치에서 그런 모습을 보인적이 없음. 난 유병수가 잘해야 김현석 정도의 선수라고 봄.

반박2. 홍정호는 원래 학생 축구시절부터 지속적으로 pk를 맡아오던 선수임. 생각보다 많이 잘차고 사실 신예에게 pk를 맡겨야 한다면 구자철보다 홍정호가 1번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함.

반박3. 홍정호가 투입이 안되었더라면 차두리-황재원이 맡던 나가토모-카가와-마에다에게 계속 털리고 있었음. 이기진 않더라도 지지 않으려면 어떻게든 수비보강이 필요했음. 그것이 원톱과 교체여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지만 원래 조광래 감독은 지동원에게 풀타임을 맡길 생각이 없었음. 그리고 홍정호는 부스케츠의 역할이 아니라 예전의 바르샤의 마르케즈의 역할임.

부연1. 이 심판은 지속적으로 공격수가 골포스트와 정면 으로 맞닥트릴때,(농구로 말하면 페이스업) 그에 대한 방해에 대해서는 그 방해정도가 약하든 강하든 무조건 불어왔음. 곽태휘도 당했고, 황재원도, 콘노도 모두 당한거임. 하지만 이건 심판의 능력이라기보다는 난 심판의 성향이라고 봄. 그리고 호소가이가 패널티킥 이후 들어올때 그걸 제지못한 황재원의 책임이기도 함. 무조건 오심에 돌리면 칼 말론의 커리어 기록도 팔꿈치를 못본 심판들의 공이라고 할수도 있음
Commented by Goldmund at 2011/01/27 18:03
답변1. 개인적으로 유병수같은 경우, 한일전보다도 인도전에서 기용해볼 필요가 있지않나 싶은게 제 생각입니다. A매치에서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지만, 최소한 인도전같은 경기에서조차 배제한 것은 좀 불만입니다.

답변2. 홍정호가 PK를 잘찬다는 얘기는 나중에 들어서 알았는데.. 뭐 조감독도 분명 승부차기 연습을 시켰고, 그래서 넣은거겠죠. 그런데 1번을 맡을 정도의 강심장인가요, 홍정호가?

답변3. 저도 홍정호 투입자체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습니다, 실제로 수비안정화에 대해서는 윗글에서도 좋게 평가했고요, 하지만 그 교체대상이 원톱이라는건 정말 불만이었습니다. 실제 김신욱이 투입되기 전까지 한국은 볼소유를 높이고도 공격작업에서 효과적이지 못했죠...
바르샤 마르케즈의 롤에 비교한 부분은.. 솔직히 그때쯤만 해도 축구는 겨우 월드컵보는 수준이어서 잘 모르겠네요;;;

심판의 능력보다 성향... 이라는것도 옳은 설명이기는 하겠네요. 그래도 최소한 파올상황이 박스바깥이었다는 점에서는 오심이 기분나쁘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심판의 성향이고 자시고, 개인적으로는 빅매치에서 PK로 승부가 왔다갔다하는 경우를 워낙 싫어해서 말이죠-_-
Commented by 세그위버 at 2011/01/28 00:01
와 글 길다. =ㅂ=).....끝까지 읽었는데 잘 모르겟구나 뭔소린지 ㅎㅎ
내가 아는건 그냥 경기를 끝까지 봤는데 동점골을 넣고 와꺄꺄꺄! 하면서 환희에 찼는데 15분도 안돼서 짜게 식은 우리가 웃겼다는거? ㅎ
Commented by Goldmund at 2011/01/28 04:04
나도 사실 잘모르는데 축구전술 얘기를 써놨으니 뭐 ㅋㅋㅋㅋㅋ

호프에서 축구봤는데 동점골 순간엔 레알 흥분의 도가니였던... 아쉽게도 길거리응원처럼 프리허그는 못했지만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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