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광씨의 '서울게토화'를 보고 덧붙여 써본다
http://wallflower.egloos.com/3915202

이택광씨 블로그에서 오랜만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글을 보았다. 관련해서 몇마디 써보자면

이번 대선 결과로 많은 사람들이 세대균열을 꼽곤 하는데, 사실 세대 균열은 이번 대선이 아니라 옛날부터 쭉 있어왔던 상수에 가깝다. 새삼스러운 현상이 아님. 
세대균열보다는 지역균열을 봐야한다. 그리고 이 지역균열은 영호남의 지역구도 따위보다, 서울 및 수도권의 고립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경기도에서 보인 후보별 득표율을 통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서울에서 가깝고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높은 여촌야도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그 것은 서울과 수도권 일부의 발전에 비해 지방이 상대적으로 저개발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의 핫이슈였던 성장과 분배의 문제에 있어서, 수도권이 복지이슈에 손을 들었다면, 다른 지역은 개발이슈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런 경향은 좌파에서 주장하는 계급투표에 대한 설명과도 명확히 다르다. 12월 11일자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소득별 지지율 또한 이런 경향을 보여준다. 
*200만 원 이하: 朴 56.1-文 27.6%
*201만~300만 원: 朴 40.1%-文 47.6%
*301만~400만 원: 朴 43.5-文 47.3%
*401~500만 원: 朴 39.4-文 50.6%
*501만 원 이상: 朴 40.8-文 46.4%

박근혜 후보의 주요지지층은 고소득이 아니라 오히려 저소득층에 있었다. 독재자의 딸이니 뭐니 하는 프레임은 결국 먹고살만한 중산층 이상의 도덕에 기반한 이슈에 불과했던 셈이다. 당장 먹고살기 힘든 사람들은 아직도 개발을 통해 떨어지는 낙수효과를 믿고 있으며, 그것이 박정희식 개발독재에 대한 향수를 통해 이번 대선의 박근혜 지지로 연결된 것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선거에 있어서 공중전에만 집중해왔을 뿐이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이슈에 민감한 서울과 수도권의 여론에 의해 움직이고, 상대적으로 지방의 이슈에 둔감해질 수 밖에 없다. 평창올림픽 DMZ공약같은 뻘타를 날린 것 역시 강원도의 여론을 고려하지않은 수도권 중심적 사고방식 때문이 아니겠는가? 민주당이 앞으로 선거를 이기고싶다면, 결국 새누리당에 의해 선점된 개발이슈의 문제를 복지이슈와 조합하면서 균형발전을 이끌 적임자임을 보여줄 수 있어야할 것이다. (노무현의 행정수도 공약은 이런 점에서 매우 상징적인 제스쳐였다.) 지금까지처럼 수도권에만 의존하는 선거를 한다면, 앞으로도 민주당의 승리는 없을 것이다. 

- 그리고 여기까지 민주당에 대해서 언급했지만, 좌파 정당 역시 똑같은 문제를 지니고 있다. 중산층만의 정당을 넘어서기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만, 사실 좌파정당은 수도권 기반조차 없다는게 함정...
by Goldmund | 2012/12/26 14:40 | 트랙백(1)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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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호무호무하게 호무호무하.. at 2012/12/26 18:49

제목 : 집값 문제로 보는 서울게토화
이택광씨의 '서울게토화'를 보고 덧붙여 써본다 예전에 들은 이야기에 덧붙여 씁니다. 이전에 집값이 노무현 때 올랐는 반면에 이명박때는 내려서 문재인을 지지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신기합니다. 나름 그들이 말하던 1%가 문재인을 좋아하고 99%가 박근혜를 좋아하고 그 결과가 서울 게토화 현상을 의미한다면 나름 재미있는 이유가 아닐까 하는데 단지 단정하기에는 문제가 있는데... 노무현은 헨리조지 같은 소리를 하면서 종부세 때리면서 오지게 욕 먹었......more

Commented by 싯딤 at 2012/12/26 15:21
저도 그글보고 동감했는데!

글 너무 좋네요. 링크합니다 ^^
Commented by Goldmund at 2012/12/26 23:52
이택광 교수님이 정치쪽 관해서는 괜히 라캉이나 정신분석학 들이밀지 말고 저런 관점으로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ㅠ 아무튼 잘보셨다니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싯딤 at 2012/12/26 23:59
이택광 님은 라깡만 버리면 손꼽히는 분석가가 될듯요

색다른 관점으로서 말이죠 ㅋ
Commented by Goldmund at 2012/12/27 22:23
사실 인문학자인 이택광 선생님이 정치에 관한 얘기를 하는데 더 나은 전문성을 보여주기란 힘들다고 보긴 한데ㅠ
다만 그래도 색다른 관점을 제시해줄 수 있는데는 인문학적 사유가 도움이 되긴 하겠죠. 라캉으로 무리수만 안던지면의 얘기겠지만요ㅋ
Commented by TheodoricTheGreat at 2012/12/26 19:59
이 지도 아니라니깐? http://ofhistory.egloos.com/811066
Commented by Goldmund at 2012/12/26 23:55
차라리 http://scienceon.hani.co.kr/74863 여기 나온 지도가 낫겠네요.
아무튼 문재인이 얻어낸 48%의 지지율은 분명 중요합니다만, 중요한건 패배했다는 사실이라고 봅니다. 박근혜가 잘나고 못나고를 떠나서 자신들의 무능력때문에 말이죠.
Commented by 생물적침략 at 2012/12/26 20:37
지역개발 공약보면 민주당이 좀 한심스럽긴 합니다...
Commented by Goldmund at 2012/12/27 00:03
예로 제시한 평창올림픽 공약은 정말 정점이었죠. 얼마전에 넷상에서 본 글 중에 문재인캠프 지역개발 공약란에 들어갔는데 PK 개발 공약만 나와서 멘붕했다는 난닝구의 고백을 보고 경악한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Commented by 긁적 at 2012/12/26 20:38
-_-;;; 소득 별 지지율을 보니 어이가 없네요. 지금까지 국개론에 대해 꽤나 부정적으로 생각했는데 이건 뭐 제가 생각을 바꿔야 할 정도의 타격임.
Commented by 긁적 at 2012/12/26 20:39
아. 소득 별 지지율에 대해서 또 얼마간 이해가 가기는 합니다. 50~60대에서 박근혜를 압도적으로 지지하는데 이 중에 퇴직자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겠네요.
Commented by Goldmund at 2012/12/27 00:05
네 지적하신대로 60대 이상의 박근혜 지지자는 소득이 없거나 낮을테니 그 부분을 보정할 필요는 있겠죠. 다만 그 부분을 보정하더라도 저소득층의 새누리당지지는 뭐 새삼스러운 경향도 아니고 미국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나는거라..
Commented by costzero at 2012/12/26 23:03
http://costzero.egloos.com/1218814

전 비율은 맞췄는데요.
총 득표수에서 틀렸습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죠.
국민보다는 정권욕이 앞서서 실패한 전형적인 케이스입니다.
Commented by Goldmund at 2012/12/27 00:06
글쎄요 제가 볼때 문재인의 패배는 정권욕이 앞서서 실패했다기보다는
민주당이 새누리당에 비해 가지고 있는 당협의 풀 부족(지상전 화력 부족) + 충청에 집중하는 대신 PK를 잡겠다는 선거전략의 패착(전술 측면에서) 이 크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costzero at 2012/12/27 00:56
노무현 이후에 도와주던 사람들이 질려서 다 손 뗐으니까요.
이번에 저도 땡전 한푼,도움한번 안줬으니까요.
협조 안되는 건 아시다시피 공천권 협의와 이익분배 문제지
않습니까?

신당창당하자 마자 공천권관련 조폭 동원 사건이 동시 다발적으로로 터져서 입이 딱 벌어졌는데요.

아뭇튼 그래도 경선만 제대로 해서 누군가 나왔으면 좋았는데
이렇게 말해도 안듣는 자들이니까요.

대선보다 자기들 지역구 배지 유지가 더 소중한 사람들이니 할말없습니다.

절대 정치권 사람들 일은 하지 마십시오.
되면 됐으니까 공사하나 줄게 이러구 낙선하면 낙선했다고 입닦는 자들이라.

그냥 블로그에서 개인 의견 피력하는게 제일 남는 장사입니다.
노무현때는 되게 불쌍해서 도와줬는데 결국 그게 그거더군요.

선거참모 했던 인간들한테 물어보십쇼.
언제부터 선거체제 돌입했냐구요.
가관입니다...상대진영은 언제부터 시작했는데.
DJ조차도 유능한 참모가 없다고 개탄을 할 정도였는데요.
7가신들이 보여준 행태는 정말 엽기입니다.
이 사람들은 그냥 네거티브만 강조하면 저절로 이기고 단일화만 되면 승리라고 착각들을 한거죠.
돈은 둘째치고 노력도 하지 않은 자들이 승리할 까닭이 없습니다.
세금내고 지원금 보내고 당비 내줘봐야 답이 안나오는...
Commented by Goldmund at 2012/12/27 22:14
아.. 민주당원분이라면 역시 멘붕 두배시겠군요ㅠㅠㅠ

공천권관련 조폭 동원 사건이나 7가신 얘기같은건 사실 첨듣는 얘긴데 무슨 얘기인지 궁금하네요. 도대체 무슨 닭짓을 한건가요??
Commented by 어떤날 at 2012/12/27 01:08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그러고보니, 최근에 어떤 선배와 대화했던 것이 기억나는군요. 그분은 일 때문에 대구에 살고 있는데요, 그분 말이 대구가 덜 도시화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욕하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서울에서는 철저하게 자신의 이권에 부합하여 투표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대구에서는 자신의 이권과 무관하게 박 후보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에 기반해서 투표하는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면에서 부산이 대구보다 박 후보의 지지율이 덜했던 것은, 부산이 더 도시화된 측면도 있다고 하더라구요(물론, 문 후보가 그쪽 출신인 점도 있겠지만요). 박 후보에 대한 저소득층의 강한 지지는 여러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자신의 이득에 대한 판단에 기반하여 투표하지 않은 측면이 분명히 있지 않나 싶습니다. 비슷하게 5060대가 보수 표심의 결집이유를 '이정희의 공격적인 태도'라는, 어떻게 보면 비합리적인 이유에 기반(리얼미터 설문조사, 31%)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참...
이번 대선은 여러 가지로 할 말이 많겠지만. 문 후보가 안철수 잡으려고 공을 들이다가 국민들을 못 잡은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Commented by Goldmund at 2012/12/27 22:21
도시화의 정도에 따른 투표성향 얘기는 흥미롭군요. 다만 반례를 들자면 충청도의 경우 이제까지 대선때마다 크로스 보터였으며, 당선자를 언제나 지지해왔는데 이게 '도시화'가 더 되어있기 때문'이라기엔 좀 어색한 구석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사실 이정희 얘기는 어떻게든 박근혜 지지할 사람들이 그냥 아무거나 갖다댄 이유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이권에 대해 생각하면서 투표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TK같은 경우에 97년 체제 이후 인구감소가 두드러지고 대구가 공동화되어버리는 상황이라 자기들 지역출신의 후보를 밀어주면 득이 도리거라고 계산한거겠죠.

다만 이게 자신의 이권을 철저히 계산했다기 보다는, 막연히 그럴거라는 기대심리에서 비롯된 오인이라고 보는게 제 생각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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