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28 광화문 십자로에 대한 기억 [1]
2008/06/27 잘못되어간다는것은, 언제까지나 잘못되었음을 뜻하는것은 아니다 [4] 2008/06/02 시위 참가 후기- 중요한건 불법과 폭력이란 사실이 아니라 그 정당성과 역사의식에 관한것 [3]
친구들과 밤새 술을 먹고 6시쯤에 집에 들어왔다. 언제나처럼 지나다니던 거리로..
광화문 사거리에 대한 기억은 왜인지 일을 마치고 깊은밤이라던가 오늘밤처럼 동트기 전의 이미지로만 기억된다. 생각해보면 분명 낮이라고 여길 지나다니지않을리는 없는데 말이지. 아무래도 사람이 버스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는건 밤에 혼자 다닐때 더 많다..라는 이유에서일까. 세종로및 광화문사거리 인근에 대해 좋은 기억은 딱 2가지가 기억난다. 첫번째 충격은 택시를 탔는데 세종로에서 기사가 150넘게 밟는 순간... 이건 농담안보태고 뻥뚤린 대로를 날아가는 기분이 들더라;;; 그야말로 십초정도의 짧은 순간이었음에도 그 공포와 환희는 쉽게 잊혀지지가 않는다.. 두번째는 역시 촛불집회때의 충격이다. 뭐 월드컵도 있었고, 사람이 많다거나, 그 결집에 대해서 딱히 감동을 느꼈다거나 하는건 아니다. 광우병 이슈에 대해서 그닥 공감한것도 아니고, 나는 그저 거기서 인간의 여러가지 모습을 보려했을 뿐이니까 말이지. 나름대로 전경과 대치선상에서 비폭력을 외치며 대열을 짜고 몸싸움을 막는 역할도 해보았지만 내가 할수 있었던건 엄한데 끼어있다 버스밑에 깔릴뻔한 수준의 에피소드들의 나열밖에 없었던 느낌이다. 그런데도 왠지 그날을 떠올리면 시원한 느낌이 먼저 떠오른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최근 광화문을 지나면서 촛불을 떠올리는건 너무나 당연스럽게 꺼져버린 촛불들에 대한 아쉬움이나 연민같은 감정은 아니었던것 같다. 아마도 내 젊음이 진행되고 있고, 아마도 진행되어야할 서울이라는.. 3년이 지났음에도 낯선 동네에서 느끼는 갑갑함을 조금이라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싶은 기분이 갑자기 든다. 뭐 어쨌거나 내가 알고있는 도로중에선 가장 넓은 대로이고 도로원표상으로 서울특별시의 중심, 전국국도의 시작점이자 종착점인데다 경복궁부터 청계천광장, 세종문화회관, 덕수궁, 시립미술관, 교보문고, 언론사(음..언론사?)들이 줄줄이 모인 문화의 중심인데도(혹은 이어야하는데도) 여기 대해 내가 느끼고, 부여할수있는 장소감이란건 왜 이모양일까. 역시 나는 서울과, 혹은 대한민국과, 그리고 이 답답한 구조를 해체하고 새로운 구조를 만드는데 별 관심이 없는 대한민국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기는 힘들 모양이다. 그렇다면 그저 이 감정이 단순히 젊은날의 치기와 힘들었던 기억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군 입대 날짜가 확정되었다. 2009년 2월 2일, 논산훈련소다. # by Goldmund | 2008/12/28 08:29 | 트랙백 | 덧글(1)
6월 26일 100분 토론 관련 실시간 포스팅(새벽 1시부터 기록)
오늘의 백분토론은 겉으로 보면 사실 최근 토론들 중엔 가장 수준있는 토론이었다. 보수쪽 막장도도 여느때보다 덜했고, 진보쪽도 나쁜 패널 하나 없었던 모습. 다만 사안이 사안인만큼, 논제에 어울리는 토론이었다기엔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뭐 어쩔수 없을지는 몰라도, 최근의 주제가 이렇듯 촛불정국에 한정되고 마는것에는 조금은 지칠수밖에.. 확실히 걱정스런 부분은, 포탈사이트의 독점적인 뉴스편집자의 위치이다. 분명 아직 포탈사이트의 지배력은 오프라인에 그것에 비할바 못되며, 상업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이미 상당한 힘인 상태. 이제까지는 '포털' 이라는 성격상 소위 우익포털로 분류되는 NAVER조차도 분명 진보진영의 세를 불리는데에 실보다는 득이 많았다. 다만 정식언론사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포털사이트의 힘이 커져가는것은, 장기적으로 언론 지배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임은 분명하다. 여기대해서 어떤 식으로 논의를 해야하는가.. 하는 점은 인터넷 실명제 논의보다 분명 훨씬 중요한 부분이다. 사실 보수진영쪽에서도 쓰잘데기 없는 배후론이나 퍼뜨릴시간에 포털 뉴스의 방향성을 통제할 방법에 대해서 논의하는게 생산적일텐데, 이쪽으론 확실히 역량이 부족한 모양이다. (다행이 아닐수 없다;;;) 확실히 인터넷은 도구에 불과하다. 개인적으로 아고라가 '토론의 성지'로 불릴만큼 역할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선 상당히 비판적이었지만, 이것 역시 어쩔수 없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은 잘못된 정보의 전파속도를 빨리 하는것 못지않게, 잘못된 정보에 대한 정정 역시 신속하게 이뤄질수 있다. 예를 들자면 1989년의 우지파동의 잘못된 정보는 지금까지도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2004년의 쓰레기만두파동은 그보다 신속하게 정상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먹거리에 대한 두려움은 언제나 존재하고, 그것은 인터넷이 없었더라도(PD수첩 보도는 필요했겠지만) 입소문을 통해 전파되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광우병에 대한 괴소문들은 분명히 있었다. 돈까스를 먹고 광우병에 걸릴까 두려워하는 누군가로부터 촛불이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것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옳은 것은 (언제나는 아닐지 몰라도) 언젠가는 옳다고 인정받는다. 기술의 발전이란 항상 그것을 위해 이뤄져왔다. 물론 활용을 하는것은 어디까지나 '인간' 이었지만.. 지금 스피커에서는 라디오헤드의 Creep이 흘러나온다. 라디오헤드는 10년동안 이곡을 라이브로 연주하지 못했다. 그들이 10년만에 라이브콘서트에서 이곡을 연주할때, 모두는 이곡을 따라불렀다. 모든일에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젊은이에게 있어서는 적어도 정체보다는 퇴보가 낫다. 퇴보는 재생의 가능성을 만들지만, 정체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음을 말하기 때문이다. 촛불은 잘못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잘못되어가는것이 언제나 지속되지는 않는다. 멈출때가 오면 그것은 멈출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잘못 앞에서 촛불은 다시 타오를수 있다. 그것이 이번 촛불이 가진 궁극의 의미가 되겠지.. p.s 제목은, 그래도 엄청 길게 남은 임기를 남은 그분께도 해당되는 얘기다. (사실 기대는 크지않지만) p.s2 그나저나 블로그의 촛불을 어떻게해야 될지 모르겠다. 이제 내려야할까, 아니면 언젠가의 날을 위해 계속 켜둬야할까? # by Goldmund | 2008/06/27 03:11 | 트랙백 | 덧글(4)
20대의 역사의식 - 연장되면 10대 역시 같은 비판을 면키 어렵겠지- 에 대한 불만들을 들으면 솔직히 어이가 없다.
이건 노력을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받을 환경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 나같은 특수케이스 역시 결국 5월의 광주와 같은 사건들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건 독서량의 문제가 아니라 가르치는 방식의 문제이고, 가르치는 사람의 역사의식의 문제이다. 적어도 내가 어제본 시위에서 20대의 대부분은 축제중이었다. 유리병을 던지는건 술취한 386들이었고.. 하지만 모두가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전경과 시민은 그 존재 자체로 상대를 적대할수 밖에 없는 것으로 보였다. 어떤이들은 닭장차에 불을 놓았고, 그때마다 소화기는 시민들의 얼굴을 공격했다. 어떤이들은 길을 가로막은 버스를 끌어당겼고, 버스를 대신한것은 빽빽한 전경의 인간방패였다. 어떤이들은 귀가를 원했으나, 전경들은 청와대방향 통로를 모두 막아버린채 길을 열지 않았다. 어떤이들은 대화를 원했으나, 대화를 대신한것은 나의 앞에 서있던 버스의 마구잡이 후진이었다. 비폭력을 외치는 나의 언어와, 비폭력으로 저항하는 나의 몸은 한없이 무력했다. 어딘가의 누구에게서 맞은것인지 전경 하나가 화를 내며 나를 때렸다. 나는 그에게 저항하지 않았다. 그는 하사관에게 뺨을 맞고 뒤쪽으로 사라져갔다..괜스레 적의를 내보인것까지 미안해졌다. 아니면 내가 아직 너무 약한걸까.. 전경의 압도적인 전력상 우위는 한번도 작전 실패를 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아름다울 정도였다. 살아남기위해 도망치는 나야말로 적전분열의 원흉이었을까? 이런저런 생각속에서 이미 전경들은 敵이 되어있었다. 어쨌거나 새벽 4시경 상황은 종료되고 차들은 아무렇지않게 지나다녔다. 그것 역시 참 아름다웠다. 논의의 대상은 아무렇지않게 저질러지는 불법이 아니라, 아무렇지 않게 불법을 저지르는 모든자들의 역사인식이 되어야한다. 나 자신의 역사인식이 되어야하며, 싸워야할 누군가의 역사인식이 되어야 하는것이다. 시민들의 적의가 장관 경질이나 강경진압으로 누그러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누군가에게, 착각에 대해 심판할 필요는 지금 이순간에도 존재하고 있다. # by Goldmund | 2008/06/02 16:28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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