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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6   내용ㅇ벗는 경제잡담 [2]
내용ㅇ벗는 경제잡담
 언제나처럼 수면부족으로 나른한 평화로운 금요일 오후의 지하철 환승로를 걷다가 눈에 띈 검은 글자를 보고 나는 경악했다. 시대의 대표적인 옐로페이퍼 M일보의 머릿기사는 - 오전 장중 뉴스가 머릿기사라니!!!- 코스피 1000선의 붕괴를 알리고 있었다. 놀라운 마음에 찾아본 주식 정보면에서 푸른 화살표는 '전문가'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비웃듯이 아래를 향해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9월 추석직후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환율급등세가 뚜렷해질 시점, 리만브라더스는 이미 환율에 대한 통제권을 잃은것으로 보였고, 나는 집에 전화를 걸어 무조건 순매도를 권했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하락세를 일종의 조정기간쯤으로 취급하고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높은 주식은 다시 대세상승기를 맞을거라는 낭만적 전망들을 늘어놓았고, 사실 경제에 문외한에 가까운 나의 의견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마 당시에 매도했다면 적어도 천만원 이상의 손실을 줄였으리라..)
  뭐랄까 사실 나는 주식시장의 끝없는 추락을 어느정도는 예감하고 있었던 셈이다. 물론 이렇게 빠르게 세자릿수로 곤두박칠치리라는 예상을 하는것은 불가능 - 그게 가능하면 내가 여기서 키보드질 안하고 있지 말입니다 - 했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간단한 문제가 아닌가.

일단 한국 국가경제 자체의 본질적 약점 - 수출의존도, 특히 미.중.일 경제에의 종속성 - 을 감안할때, 미국 금융기업의 도산이 가져올 그곳의 파장은 고스란히 한국 시장으로 옮겨질 수밖에 없다. 애초에 환율이란것은 실물거래가 아닌 신용거래에 의해 좌우되는 법이고, 여기에 있어서 국가는 주도권을 가지는 위치가 아니라 언제나 수세에 있어야 하는 셈이다. 정부의 추락한 신뢰와 외국인들의 얼어붙은 심리는 환율의 꾸준한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주가의 하락으로 직결될수밖에 없었다. - 말이지 코스피 포인트가 외국인의 매수와 매도세에 의해 결정된지는 몇년이 지났는데.
 거기다 내 예상은 경제적이라기보단 심리적인 요인에 근거한 것이었다. 불안이 시장을 지배할때,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보이지 않는 손은 어떤 존재인가. 나는 전문가들의 말을 믿고 이탈하지 않아도 되는걸까. 사람들은 끝없이 불안해한다. 경제에 대해 무지한 나조차 불안을 느끼는 상황에서 자신의 돈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디아블로의 노예가 될수밖에 없다. 전열이 무너지면, 결국 디아블로에 맞서는 것은 자기 자신임을 알면, 공포를 이기는 것은 불가능으로 다가온다.
 이런 점에서 울리히 벡이나 앤서니 기든스같은 이들이 지적한 위험사회에 대한 이론들은 몇가지 유용한 착상을 가능하게 해주었던 셈이다. 미디어에 의해 과장된 공포, 그러나 미디어와 관계없이 결국 자신은 하나임을 느낄 때의 공포, 그것이 요 며칠동안의 미친듯한 하락세의 이유이지 않았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경제에 대해 무지한 많은 사람들은 주식 직접투자를 그냥 포기해야된다는게 내 생각이다. 아니면 정말 공부를 열심히 하던가. 수많은 공부를 해도 어려운것이 경제이거늘, (이번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차 리먼을 포함한 월스트리트의 몰락을 예견하지는 못했다고 고백했다니 뭐) 그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고깃점을 뜯어먹기 위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었던 몇년은 징그러웠다. 하나하나의 정보에 일희일비하며 움직이는 개미들, 개미는 어디까지나 개미다울 뿐이다.

 이제 남은 것은 과연 현재의 금융공황에 실물경제로 이어지는 대공황으로 이어지냐 하는 문제이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것은 몰라도, 부동산 부분에 있어서만은 오랜기간의 가격현실화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사실 내년 상반기까지 어느정도 규모의 소공황은 불가피해 보인다. 과연 이 상황에서 토건국가 대한민국, 경제 떡밥만 던지면 쉽게 물어대는 국민은 과연 얼마만큼의 반성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며 나는 주말동안 두통에 시달렸다. 차라리 대공황이 온다면 난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여기엔 나의 아버지가 교육공무원이고, 나의 다음 2년은 병역의무에 바쳐질 기간이기 때문이라는 이기적 타산이 섞여있음을 고백해야겠지만 말이지.

과연 현대사회는 계급사회인가? 그렇지 않은가? 
by Goldmund | 2008/10/26 05:18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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